2012년 9월 23일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위대할 수 있습니다.
농구에 ‘식스맨(Sixth man)’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5명의 주전들과는 달리 코트가 아닌 벤치에서 시작하지만 팀이 원할 때 출전해 자기 역할을 다하는 선수들을 일컫는 표현입니다. ‘식스맨’이라는 개념을 처음 사용한 팀은 보스턴 셀틱스인데, 당시 NBA에서 1956-57시즌부터 1965-66시즌까지 9시즌동안 7년 연속 우승을 포함 8회 우승을 차지한 절대강자였다고 합니다. 특히 보스턴이 이렇게 강했던 이유 중 하나는 레드 아워벡 감독이 부임한 이후 주전 선수들도 강했지만 프랭크 램지, 존 하블리첵과 같은 훌륭한 ‘식스맨’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13만5천 명의 미디안 대군을 무찌르는 기드온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승리의 주인공은 기드온만이 아니라, 수많은 이름 없는 용사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성숙한 신앙이 되려면, 우리의 시선이 유명한 기드온에서 이름 없이 헌신한 사람들에게로 넘어갈 수 있는 믿음으로 자라나야 합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미디안 족속들이 파종 때만 되면 와서 싹쓸이 하는 바람에 7년 동안 죽을 고생을 하며 지냈습니다. 그런 중에 간절히 기도했더니 하나님이 응답하셨는데, 미디안을 물리칠 수 있는 강력한 장수나 그들의 마음을 시원케 해 줄 위대한 슈퍼스타가 아니라 무명의 한 선지자를 보내셔서 먼저 그들의 타락과 죄악을 통렬히 지적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관점은 외부의 적인 미디안을 무찌르는 것보다 그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근본 원인인 이스라엘의 회복이 먼저이기 때문에, 그들 내부에 있던 타락과 부패를 먼저 회개하기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무명의 선지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때 이스라엘 백성들의 눈빛과 분위기가 우호적이었겠습니까? 아마 그들은 무명의 한 선지자를 하나님의 응답이라고 받아들일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 무명의 선지자가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그러나 중요한 점은, 그렇게 악역을 맡아서 고군분투하고 죄의 길을 정리하고 평탄한 길을 만드는 무명의 선지자가 있고난 다음에 기드온이 나타나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었다는 것입니다. 주연배우가 잘 보이려면 조연이 잘 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주연에 뒤지지 않으면서도 주연을 빛나게 하는 ‘명품 조연’ 배우들이 있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가 높이 평가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 무명의 선지자 역할은 비록 주인공의 역할은 아닐 지라도 누군가는 해야 할 역할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사람들을 확실하게 기억하시고, 그 사람들을 통해서 역사하신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제2회 원주민 총회 후원 선교사 가족 초청 대회 선교헌금’ 작정을 준비하는 기간에는 ‘무명의 한 선지자’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도 열악한 지역에서 힘든 악역을 맡아서 처절하게 주의 복음을 증거 하는 너무나 귀중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 땅에 하나님의 역사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눈물이 났었습니다. 그리고 작정한 구좌가 목표한 1천 구좌를 훨씬 넘어 1,800구좌가 되었다는 사실 앞에, ‘무명의 한 선지자’ 같은 우리 성도님들의 믿음에 감사하며 또 울었습니다. 기드온의 때와 마찬가지로 문제가 아무리 크고 어려워도 분명히 하나님의 역사가 계속 일어나는 것은, 비록 주인공이 아닐지라도 이름 없이 빛도 없이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헌신하는 많은 믿음의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부족한 주차 공간이나 비좁은 장소로 고생하면서도 오히려 그런 조건은 믿음을 증거 하는 기회일 뿐이라고 여기며 헌신하는 수많은 무명의 성도님들을 예수님의 이름으로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