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5일
어머니 사랑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어머니는 기도와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을 참으로 잘하시는 분이십니다. 어머니는 시골에서 치성으로 얻은 외동딸로 태어나 오래 전에 하늘나라 가신 외삼촌이 늦동이로 태어나기 전까지 온갖 사랑을 혼자 독차지하며 부요하게 자라셨다고 합니다. 당시 어머니 집의 전통이 어려운 사람을 잘 돕는 일이었기에 할머니가 좋은 일 하는 법을 어려서부터 일찍 보고 배우셨습니다.
그래서인지 저의 어린 시절은 기도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 일상과 더불어 어머니에게 도움을 받으셨던 분들의 따뜻한 칭찬을 듣는 일이 많았습니다. 제가 낯선 남미 땅에 홀로 갔을 때에도 오래 전에 어머니의 도움으로 비행기 표를 사서 이민 오셨다가 크게 성공하신 분들을 만나, 마치 제가 훌륭한 일을 한 주의 종이라도 되는 것 같은 인정과 위로를 받는 귀한 복을 누리기도 했었습니다.
어머니, 당신의 옷은 유행하는 옷 한 벌 사시기도 아까워하시면서 이웃이든, 방송에서 전하는 이든, 마음에 안타까운 이야기만 들리시면 꼭 돕는 행위를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변하지 않는 구호처럼 지금도 떨어진 옷을 꿰매어 입는 일이나 음식을 낭비하지 않는 것을 가문의 자랑처럼 여기시는 어머니이시지만 남 돕는 일만큼은 아까워하신 적이 없으셨습니다. 평생 몸이 불편하여 육체로 돕는 봉사를 마음껏 못하시는 것을 미안해하시면서 돈이 있으면 반드시 참여하여야 당신이 평안함을 얻으시는 분이셨습니다.
아버님의 연금으로 생활하시는 어머니이시지만, 본인의 삶에는 충분 하시다며, 지금도 8명의 소년소녀 가장 돕기를 비롯하여 꽃동네 돕기, 복음 방송 돕기, 해외 선교 헌금 보내기, 등등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아 자식들도 모르는 구제까지 참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얼마 전에는 어머니를 가끔씩 돕던 복덕방 박씨 아저씨가 돈 때문에 감옥에 갈 형편이 되었다며 아무도 몰래 기꺼이 천오백만원을 도와 주셨다고 하십니다. 먼 친척의 어려운 요구에도 선뜻 큰 도움의 손길을 베푸신 지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인지, 수중에 현찰이 없다 하시며 생일잔치 비용을 현금으로 달라고 하십니다. 구순 잔치를 호텔에서 나름 멋지게 해 드리고 싶다는 자식들의 청원을 추운 겨울 날씨에 밖에 나가는 것이 힘 드시다며 강하게 물리치시고, 손수 잡수실 음식 메뉴까지 정하여 그것만 만들어 대부도 집으로 오게 하셨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큰누님과 다른 자식들의 형편을 돕겠다는 어머니들이 갖는 큰사랑이고 또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 허튼(?) 돈을 쓰지 않으시려는 저희 어머님의 예쁜 고집이시겠지요!
제 아내와 형수가 삼일 동안 시장을 보고 정성을 다해 잔치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제 마음에도 싫지 않은 사랑의 감동이 출렁였고, 힘든 줄 모르는 존경이 깃든 보람이 솟아났습니다. 손님 오시는 것을 극구 사양하셔서 일가친척이나 지인들도 인사조차 오지 못한, 순수 가족들만 모인 예배요 잔치였지만 하나님 앞에 감격스럽고 큰 기쁨이 넘치는 시간이었습니다. 감히 저희 집안의 형제들이 목사로, 권사로, 장로로 부름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어머니가 계셨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예배 내내 하게 되었습니다.
어찌 저의 어머니만의 이야기이겠습니까? 오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복과 부흥을 허락하신 까닭은 이런 어머니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낯선 이민의 땅에서 신앙을 지킨 것도, 연약해진 몸을 가지고 새벽 공기를 가르며 기도하는 것도, 자식들 잘되라고 비는 것이 대부분이지 않습니까? 우리들도 다음 세대를 감동시킬 이런 어머니들의 모습이 증거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그런 어머니들이 항상 그립습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