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5일
전명진 목사님이 하늘나라에 가셨습니다
어제 새벽 3시 30분, 호텔을 출발해서 싼타꾸르스의 공항으로 가는 캄캄한 볼리비아의 도로를 달리던 중 문득 월요일 새벽 비슷한 시간에 전명진 목사님이 이런 캄캄하고 위험한 길을 달리다가 사고를 당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고 전 금요일에는 볼리비아 영산 신학교와 베데스다 대학의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다음날인 토요일에도 전명진 선교사님은 하루 종일 선교 버스 구입을 위한 바자회를 도와야 했습니다. 많은 음식들과 경품들을 준비하여 모든 원주민 지교회 성도님들과 함께 하는 바자회였습니다.
그리고 주일 한인과 원주민 예배들을 다 인도하고 많이 지친 몸으로 잠시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새벽 4시 경 일어나 이소소 인디안 마을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몇 번씩 고장이 나서 폐기 처분을 생각했던 교회의 작은 반트럭에 시멘트를 비롯한 인디안 마을에 가져갈 물건들을 가득 싣고 원주민 1명과 인디안 청년 1명과 함께 출발했습니다. 약60마일 정도를 운전하던 전명진 목사님은 너무 피곤하고 지쳐서 이제 운전면허를 낸지 몇 달이 안 되는 원주민에게 핸들을 맡기고 반트럭의 좁은 뒷자리에 간신히 누워 잠을 잤습니다. 바로 그 때 아직 캄캄한 아스팔트 포장도로 위를 달리던 자동차는 펑크와 함께 실린 많은 물건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중심을 잃고 흔들리다가 전복을 했고 머리를 창문에 기댄체 안전밸트를 맬 수 없는 상태로 새우잠을 자던 전목사님은 머리에 큰 상처를 입어 과다 출혈로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고 합니다. 운전하던 원주민 형제는 경미한 부상을 당했지만 아직 경찰서에 있었고, 옆자리의 인디안 청년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부상의 정도가 심해 큰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큰 행사들을 치르느라 피곤하고 지친 한인 성도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본인의 희생만으로 인디안촌에 갔다오려고 했었는데, 그것이 이 땅에서의 영원한 이별이 되고 만 것입니다.
소식을 듣고 전목사님과 평소 가깝게 지내며 함께 주의 사역을 했던 고영일 목사님과 이영규목사님 내외분과 같이 어렵게 비행기표를 구해 볼리비아 공항에 수요일 밤에 도착했는데, 항상 마중을 나왔던 전목사님이 이제 나올 수 없다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막바로 교회에 가서 관속에 누워 계신 전목사님을 뵙는데, 우리의 목적지인 천국에 먼저 가셨지만 어찌 그리 급하게 가야 했는지, 남은 가족들과 성도들을 생각하니 참 마음이 서운하고 아팠습니다.
이미 도착한 여의도순복음교회 선교국장 안태경 목사님과 중남미 총회의 총회장 김용철 목사님을 비롯한 14분의 선교사님들과 함께 장례예배들을 인도하였습니다. 목요일 발인 예배 설교를 하며 또 이영규, 고영일 목사님의 조사와 선교국장 안태경목사님의 위로사를 들으며 부활의 주님이 주시는 하늘의 평안과 위로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배 후 전목사님의 관이 화장할 곳으로 옮겨지는 순간 온 교인들이 충격속에 오열하는 모습은 오랫동안 제 가슴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전목사님의 시신은 그토록 헌신적으로 희생하며 이루었던 베데스다 대학교를 거쳐 화장장으로 향했습니다. 일기예보에는 비가 온다고 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날씨가 좋아 장례일정에 함께 하는 수백명의 원주민들에게도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이 역사하셔서 전명진 목사님의 동생이며 이전에 볼리비아에서 훌륭하게 원주민 목회를 했었던 전용태 목사님이 후임자로 세워져서 사역이 흐트러짐 없이 계속 될 수 있게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라는 믿음을 갖게 해주셨습니다. 그와 함께 원수마귀의 방해 또한 얼마나 집요하고 엄청난지, 오랜 수고와 노력도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게 할 수도 있기에 항상 깨어 기도해야 합니다. 시간과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볼리비아 성도님들을 만나 위로하면서 문제와 악을 상대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도록 애를 써야 했습니다.
아무튼 지금은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후임 전용태 목사님이 볼리비아 교회를 주님 안에서 하나 되게 하여 위대한 하나님 사역을 잘 감당하여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기도와 사랑으로 도와주는 일이 최선일 것이라는 생각뿐입니다. 조순희 사모님과 4자녀는 전명진 목사님의 화장한 유골의 반으로 금요일에 여의도 순복음 교회장을 갖기 위해 이번 화요일 제 아내와 함께 볼리비아를 떠나 이곳 L.A.를 들러 갑니다.
갑작스럽게 생긴 일에도 한 마음이 되어 기도해주시고 사랑으로 협력해 주신 장로님들 이하 모든 성도님들이 감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