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8일
낯설고 특별한 안식
일반적으로 목회를 말한다면 매일 긴장 가운데 설교를 준비하고, 이런저런 원고를 쓰고, 교인들의 삶에서 영적인 틈이 생기지 않도록 돌보고, 총회와 지역사회 일들을 감당하고, 전화와 이메일 등 수많은 연락에 대해 필요한 답을 하고, 교회의 중요한 선교사명을 이루어야 하는 등 피곤을 느낄 틈도 없이 바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목회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순종하는 것이고 또 하늘나라 열매가 있기 때문에 기쁨과 감사로 하는 것이지만 가끔씩은 마음과 육체에 위기가 다가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국에서 저명한 한 목사님은 바쁜 일정을 쫓아가다가 두 번이나 우울증이 와서 크게 고생을 했는데, 심지어 서재에 있는 책들을 다 불사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던 간증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목요일 국가기도의 날 행사에서는 갑자기 공황장애가 와서 잘하던 사역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던 목사님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성경에서도 능력의 사람 엘리야가 어느 날 무기력을 호소하고 심지어 죽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내용을 말씀하시면서, 그 때 하나님은 엘리야에게 금식이나 철야기도를 명령하지 않으시고 천사를 보내어 잘 먹고 마시게 하시고 자고 쉬게 하셔서 회복을 이루어 주셨습니다.
이런 경우들과 저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성대의 문제를 통해서 저를 돌아보게 하셨고 하나님의 뜻을 묻는 기도를 하게 하셨습니다. 그 때 분명히 하나님은 저의 약해진 성대를 치료하신다고 말씀하시면서, 실상은 앞으로의 하나님 나라 사역을 위한 일들을 준비하도록 인도하시는 것임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더욱이 제 미련함을 아시는 하나님께서는 너무나 놀랍고 신속하게 목회협력위원회와 장로님들과 각 기관장님들과 또 구역장님들을 통해서 안식년이라는 낯선 일에 대해 처음으로 고민하게 하셨습니다. 결국 성도님들의 진실한 사랑과 교회의 일하심에 순종하는 타협안으로 한국에서의 세계선교대회 기간을 제외하고 약 한 달 정도의 안식월을 갖기로 결정하고 이번 주간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그 대신 주일 예배와 이미 약속된 외부예배들은 인도하기로 했습니다. 건강상의 문제만이라면 이렇게 할 수 없겠지만 하나님은 이미 치료를 약속해 주셨고, 이 사인을 통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셨기에 출타로 자리를 비우게 되는 한 주일만 빼고 주일 예배와 5월 기도원성령대망회 설교까지는 다 하려고 합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정직한 마음으로는 안식하는 것이 아주 낯선 일처럼 다가옵니다. 평생 예배를 인도하는 것이 익숙한 저에게는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분명 스트레스처럼 느껴질 것이 뻔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시고 인간을 창조하실 때 먼저 안식을 만나게 하셨고,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땅의 모든 것을 다스리라”(창1:28)는 축복의 말씀도 안식을 이룬 인간에게 주셨습니다. 이번 낯설고 특별한 시간들을 통해서 새 일들을 이루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모든 성도님들에게도 동일한 은혜가 넘쳐나게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샬롬!
